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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학년도에는 처음으로 영어 전담교사를 해 봤습니다.

절대로 원해서 한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수업 자료도 만들어서 재미있게 수업해 보려고 노력했었습니다.(만족도는 학생마다 다를 수 있겠지만)

어느 학년, 어느 교과든 마찬가지겠지만 학기말에는 교과 진도가 다 끝나고 자투리 시간이 있죠?!

저한테는 2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과 학년 말을 정리하면서 재미있게 보낼 수 없을까 하다가 생각한 게 '영어로만 대화하는 스피드 퀴즈'였습니다. 

일단 결과는 학생들 모두 만족스러워했고, 교사 입장에서도 학생들이 지난 시간에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게 한다는 측면에서 유의미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제 

1. 4~5인 한 모둠으로 구성한 모둠학습
2. 태블릿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한 개인 디바이스 활용
3. 구글 클래스룸에서 모둠별 문서 공유, 문서 작성은 구글 Jamboard의 Sticker Memo 활용
4. 모둠별 슬라이드 총 20장 작성(3번째와 8번째는 단원별 주요 표현 영어 문장, 나머지는 영어 단어로 작성)
5. 모둠별 퀴즈 참여 시간은 5분, 패스는 모둠별 5번만 가능

준비물 

1. 태블릿PC나 개인 스마트폰
2. 영어 교과서 

1차시 활동 내용 - 교사 

교사는 구글 클래스룸에 모둠별로 접속할 수 있는 Jamboard 링크를 올려둡니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오늘 해야 할 활동이 무엇이고, 어떤 식으로 Jamboard를 작성해야 하는지, 주의 사항은 무엇인지 설명합니다. 

제가 수업한 학생들은 이전에 Jamboard를 써 봤고, 주로 주의 사항은 클래스룸 설명란에 적어두기 때문에 학생들이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이 부분은 간략히 짚고 넘어갔습니다. 

교사의 역할은 여기까집니다. 

 

1차시 활동 내용 - 학생 

학생은 자신의 디바이스로 구글 클래스룸에 접속해 자기 모둠만 열 수 있는 Jamboard 링크를 클릭합니다. 

Jamboard를 열어서 프레임 한 장당 하나씩 영어 단어나 문장을 써 줍니다. 

이때 빠른 작성을 위해 좌측 메뉴에 있는 Sticker Memo를 눌러서 포스트잇 같은 객체를 만들고 그 안에 글씨를 쓰도록 합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우선, 글씨 크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Sticker Memo를 사용하면 꼭지점을 드래그 해서 크기를 쉽게 늘일 수 있는데, 그러면 안에 적힌 글씨 또한 같이 커집니다. 만약 PPT나 구글 프레젠테이션으로 작성하라고 했다면 학생들마다 폰트 크기가 다르고 그걸 또 맞추느라 시간이 오래 걸렸을 겁니다. 하지만 Sticker Memo는 모두가 같은 크기는 아니지만 가독성 측면에선 우수한 도구라 할 수 있죠.

두 번째 이유는 문장 문제와 단어 문제를 구분하기 위함입니다. 3번째와 8번째는 배웠던 주요 표현을 문장으로 작성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문장이 나온 페이지는 Sticker Memo 색을 분홍색으로, 나머지 단어는 노란색 배경으로 처리하게 했습니다. 그러면 문제를 설명하는 학생도 직관적으로 문장 문제인지, 단어 문제인지를 알 수 있습니다. 

모든 글씨는 영어로만 씁니다. 

3번째와 8번째 카드만 분홍색 배경으로 하고 주요 표현을 문장으로 쓰게 합니다. 

예를 들어, I'm in the sixth grade.나 How can I get to the post office? 같이 각 단원에서 배운 문장을 쓰는 겁니다.

3번째와 8번째 카드를 제외하고는 노란색 배경에 단어를 씁니다. 영어 단어는 교과서에서 배운 단어로만 한정합니다. 이렇게 제한을 하지 않으면 각 반에서 영어 공부 좀 했다고 잘난 척 하는 아이들이 요상한 단어를 출제하고, 학년말 학습 정리를 하는 의미가 없어집니다. 너무 시시하다고 하는 학생이 있더라도 다음 시간엔 시시하지 않을 거라고 말해주고 제한 사항을 꼭 말해 줍니다. 

학생들은 그런식으로 모둠별로 20개의 프레임을 모두 작성합니다.

혹시라도 중복되는 단어는 없는지, 어느 특정 단원에 쏠려 출제하지 않았는지 모둠원끼리 검토를 합니다.

작성을 완료했으면, 구글 클래스룸에서 제출 버튼을 눌러 활동이 마무리 되었음을 선생님에게 알립니다. 

이렇게 하면 1차시 활동이 모두 끝납니다. 

얼마 안 걸릴 것 같지만, 교과서를 찾고 쓰느라 다섯 모둠이 모두 완료하는 데는 시간이 제법 오래 걸립니다.


2차시 활동 내용 - 교사 

지난 시간에 학생들이 만든 스피드 게임을 가지고 제한 시간 안에 문제에 대한 답을 말하는 게임을 합니다. 

이번에도 교사는 간략한 규칙을 설명합니다. 

학생들도 스피드 게임을 해 봐서 기본적인 방법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번엔 영어로만 말할 수 있다는 점이 다른데, 노란색 카드는 출제자가 영어로 설명하고 풀이학생은 우리말로 대답합니다. 분홍색 카드는 문장이기 때문에 출제자가 우리말로 문장을 풀이하면, 풀이학생이 영어로 완성된 문장을 말하는 방식입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며, 모둠별로 제한 시간 5분 안에 몇 문제를 맞혔는지로 순위를 정하게 됩니다. 

 

2차시 활동 내용 - 학생 

① 게임에 참가할 모둠 순서를 모둠 대표가 나와서 가위바위보로 정합니다. 

② 참가 순서가 정해지면 해당 되는 모둠 학생들은 교실 앞으로 나와 위 그림처럼 자리를 잡습니다. 출제자는 교실TV를 볼 수 있도록 서고, 나머지 학생들은 TV를 등지고 출제자를 바라보고 한 줄로 서면 됩니다. 

③ 어떤 모둠이 출제한 문제를 풀 것인지 모둠원끼리 상의해서 교사에게 알려줍니다. 그러면 교사가 학생들이 선택한 Jamboard 화면을 TV 화면에 띄웁니다. 

④ 설명해야 하는 문제가 보이면 교사가 타이머로 5분을 재고, 출제자는 영어로 문제를 출제하고, 풀이학생이 맞추면 됩니다. 

⑤ 설명이 어려운 문제는 PASS가 가능하지만, 모둠별로 5번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문장 문제를 3, 8번째 넣은 이유는 PASS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입니다.)

⑥ 5분 동안 몇 문제를 맞혔는지 확인해서 기록하고, 결과는 모든 모둠이 다 참여한 후에 발표합니다.


게임 장면에 대한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쉽습니다. 

실제로 게임을 할 때 저도 아이들도 정말 크게 웃었습니다. 

너무나도 쉬운 영어 단어인데, 영어를 우리말로 기억하는 거랑 영어를 영어로 설명하는 거랑은 천지 차이더군요. 

이 게임은 모둠에서 특정 학생 한 명이 영어를 잘 한다고 그 모둠이 유리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출제자가 영어로 유창하게 설명을 해도(물론 이런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만) 풀이하는 학생이 무슨 말인지 못 알아 듣는 일도 많았고, 출제가가 스무고개 하듯 몇 개의 단어만으로 범위를 좁혀 설명을 해도 풀이하는 학생이 눈치 빠르게 잘 맞추는 일도 많았습니다.

실제로 후자처럼 문제와 풀이를 주고 받은 모둠이 반별로 우승을 했습니다. 사실 우리말로 스피드 게임을 하더라도 일일이 자세히 설명하는 것보다는 범위를 좁혀가며 몇몇 단어로 설명하는 것이 유리하지요. 

그리고 한 학년 동안 공부한 교과서에서 출제하는 것이라 학생들 머릿속에는 이미 들어가 있는 단어였고, 그걸 어떻게 끄집어 내는지의 전략 차이가 컸습니다.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는 단 5분만 영어로만 대화를 하게 했는데, 학생들이 OK, No! No! No!, Nice 같이 감탄사도 영어로 하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1학기 말에는 제가 전적으로 게임을 준비해서 시간을 채웠는데, 2학기엔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수업이라 나름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는 수업이었습니다.

만약 Jamboard나 디지털 기반 디바이스 사용이 어렵다면 모둠별로 A4용지나 스케치북을 활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모두들 2022년 시작 잘 하시고, 3월 새학기도 잘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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