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딱히 좋아하는 작가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그의 작품을 많이 읽었다. 종교적 색채가 곳곳에 드러나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야 뭐 작가와 같은 종교이기도 하니 크게 거리낌은 없다. 그래도 읽고 나면 가슴 한 구석에 뭔가 구멍이 뚫린 듯하면서 그 안에서 형체를 정형화시키기 어려운, 뭔가 붙잡을 수 없는 메아리 같은 울림으로 나를 생각에 빠지게 만드는 이야기가 그의 소설들이다. 이번에 다시 읽은 도 그랬다. 같은 책도 여러 번 읽으면 읽을수록 그 깊이와 의미의 맛을 다르게 느낀다는데, 내 경우엔 이 책이 그랬다. 이번까지 이 책을 세 번 읽게 됐는데 공교롭게도 책을 읽을 때마다 내 나이 앞 자리 숫자가 달랐다. 20대에 읽은 는 재미있는 모험과 환타지가 가미된 이야기였다. 이때는 '오..

어린 시절 대부분은 걸리버 여행기를 접해 봤을 것이다. 책으로 읽었든, 어린이 TV 프로그램에서 해 주는 짧은 인형극으로 봤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는 걸리버 여행기를 경험했다. 나도 그랬다. 걸리버가 배를 타고 다른 나라에 가다가 그 배가 난파되어 어느 미지의 섬에 의식을 잃고 쓰러졌는데 마침 그곳은 아주 작은 사람들이 사는 소인국이었고, 그곳에서 살면서 겪게 되는 에피소드들을 엮은 '판타지' 소설이 걸리버 여행기라고 알고 있었으니까. 오죽하면 잭 블랙이 주연한 영화 '걸리버 여행기'도 소인국 관련 내용만 나왔을까? 그런데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를 읽다가 걸리버 여행기를 언급한 부분을 읽게 됐고, 거기서 천공의 성 '라퓨타'를 언급하는 걸 보고 내가 알고 있던 걸리버 여행..

블로그에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느낌과 (남이 뭐라 생각하든 개인적인) 감상평을 적고 있지만(물론 올리지 않은 책도 있다.) 난 책을 많이 읽는 편이 아니다. 더더군다나 빨리 읽지를 못해 (단적으로 같은 책을 읽더라도 우리 색시는 2시간이면 읽는 책을 난 이틀이 걸릴 때가 다반사다) 한 권을 오래 붙잡고 있는다. 내가 책을 느리게 읽는 건 아무래도 어렸을 때의 독서 습관 때문인 듯 싶다. 남들은 어릴 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하는데, 나는 부모님한테서 "넌 왜 책을 안 읽니?"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내가 아예 책에서 손을 놓은 건 아니었다. 다만 집집마다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세계문학전집 같은 책을 안 읽었기에 부모님한테서 잔소리를 들었던 것이다. 지금도 아이가 있는 집 부모들은 몇 십권씩 세트로 묶인..

도서관에서 대출 예약 한 달을 기다려 기욤 뮈소의 신작 을 읽게 됐다. 지금껏 그가 출간하는 소설들은 내 취향과 딱 맞아들어 나는 그가 쓴 소설은 거의 다 읽어 봤다. 이전에도 쓴 적이 있지만 난 스릴러를 좋아한다. 그의 다른 책과 마찬가지로 도 소재부터 흥미로웠다. 소설가로 성공한 주인공 토마는 고교 시절 마음에 두고 있던 여자 동급생 빙카를 위해 한 남자를 우발적으로 살해하고 그 사체를 건축 중인 체육관 벽에 콘크리트와 함께 묻어버린다. 그로부터 25년이 지난 후, 고교 50주년 행사에 맞춰 그 때의 사건을 들추려는 누군가가 그 사건과 관련 있던 인물들의 숨통을 죄어온다는 줄거리다. 살인 사건으로 이야기를 시작하지만 그의 소설은 잔혹한 장면을 직접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독자를 긴장시킨다. 그래서 ..

현재가 불만족스럽고,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이 찾는 책 종류 중 하나가 자기계발서라는 건 대부분 인정할 만한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역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만족하는 사람과 일부러 불안감을 떨치려는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멀리하려는 노력을 과장해서 보이기도 한다. "난 자기계발서 같은 거 안 봐.", "어차피 책 제목만 다르지 다 거기서 거기야.", "'OO하는 00가지 법칙, □□하는 방법 00가지' 이런 거 다 사기야."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한다. 인정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니까. 각 개인은 살면서 느끼고 체험한 역경, 걱정, 실패, 배신, 사랑, 열정, 교훈, 감동, 성공, 협동, 배려 등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고 다니던 길을 다니려 하는 건 당연..

난 내가 어떤 소설류를 좋아하는지 몰랐다. 적어도 기욤 뮈소의 소설을 읽기 전까진. 기욤 뮈소의 소설은 한 번쯤 상상해 봤을 법한 사건을 소설 속으로 가져와 그 자신만의 상상력으로 신선한 결말을 이끌어낸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 그 과정 과정이 새로운 의문을 품게 하고 독자로 하여금 한 문장씩 읽어나갈 때마다 문제 해결의 힌트를 찾아내게 하는 기쁨을 맛보게 한다. 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하고 속으로 내지르는 감탄사는 그의 소설을 읽어 본 독자라면 한 번씩 경험했을지 모른다. 얽히고 설킨 문제와 절정에 다다른 긴장감이 해소 될 때의 쾌감은 오르락 내리락거리며 몇 바퀴씩 회전하는 롤러코스터 못지 않은 재미를 준다. 그래서 나 또한 매년 그의 새 책이 나오길 기다리고 있다. 그의 소설은 대부분엔 사랑과..

2014년인가... 계획서 와 보고서 를 많이 써야 하는 업무를 맡았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그 전까지는 전임자가 결재 받았던 (어쩌면 그 전임자도 그 전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문서를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비법처럼 다뤘다. 정해진 틀은 물론이거니와 내용도 당해 년도로 날짜만 바꾸어 사용하면서 '아~ 수고했어.'라고 스스로를 칭찬히기에 부끄러움이 없었다. 그러다 어느 순간, 내 이름 세 글자가 적혀 있는 문서가 이렇게 자존심도 정체성도 없이 세상에 뿌려지고 있다(는 생각은 조금 오버지만, 공공기관 기안문은 대국민 공개이니 틀린말도 아니다)는 생각에 나 스스로 변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느 직장인이든 그렇겠지만 계획서, 회의록, 보고서, 품의서가 대부분이다. 회의록과 품의서는 사실 위주의, 형..
작년(유엔미래보고서 2045)에 이어 유엔미래보고서 시리즈를 읽어 봤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는 책 앞 부분에 2045년을 살고 있는 어떤 가상 인물이 겪는 생활모습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설명해 주어 미래의 에너지, 직업, 교육, 생활가전 등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었다. 이 점이 유엔미래보고서 2045의 형식상 큰 특징이었고, 스토리텔링 속 인물은 활기차고 행복해 하면서도 배움에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유엔미래보고서 2045를 읽은 후엔 태양광 에너지의 보편적인 보급과 의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미래 사회에 대해 기대와 안도감이 더 컸었다. 물론 이산화탄소 사용량 증가에 대한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 문제는 인류의 삶 자체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내 경우엔 2045를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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