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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가 불만족스럽고, 미래가 불안한 사람들이 찾는 책 종류 중 하나가 자기계발서라는 건 대부분 인정할 만한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역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만족하는 사람과 일부러 불안감을 떨치려는 사람들은 자기계발서를 멀리하려는 노력을 과장해서 보이기도 한다. 

 

"난 자기계발서 같은 거 안 봐.", "어차피 책 제목만 다르지 다 거기서 거기야.", "'OO하는 00가지 법칙, □하는 방법 00가지' 이런 거 다 사기야."라는 말을 하면서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고수한다. 

 

인정한다.

자기 인생의 주인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자신이니까. 각 개인은 살면서 느끼고 체험한 역경, 걱정, 실패, 배신, 사랑, 열정, 교훈, 감동, 성공, 협동, 배려 등에서 나만의 길을 만들고 다니던 길을 다니려 하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게 생각한 사람들이 간 길만이 정답은 아니다. '내가 하는 것이 맞고, 내가 가는 길이 제대로 된 길이니까 다른 곳은 쳐다도 안 보겠어.'라며 다른 사람의 일생엔 관심을 안 갖는 건 아집과 다름 없다고 생각한다. 세 사람이 걸으면 그 중에 반드시 스승이 있다고 했다.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서 배울 점은 있다. 타산지석이나 반면교사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나 역시도 자기계발서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목표로 하고 있는 일에 의심이 들 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건지 의구심을 갖게 될 때 혹은 나와 비슷한 처지의 다른 사람은 이 일을 어떻게 해결했는지 참고해서 도움을 얻고 싶을 때 자기계발서는 우리에게 용기를 준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도 비슷하다. 작년부터 소설을 써 보겠다고 마음 먹고, 이 책 저 책을 기웃거리며 떠듬떠듬 글을 쓰고 있는데 어느 순간부터 진도가 나가질 않아 답답한 마음이었다. 평소에도 성격이 급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 편이고 하고 있는 일을 손과 머릿속에서 빨리 털어버려야 편안해지는 생활을 30년 넘게 해 온지라 요즘 같은 상황은 내게 가시밭길과 다름이 없었다. 분명 세상엔 나 같은 고민을 했고 어떻게든 해결해 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나의 작품을 글로 완성하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는 건 써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잘 모른다. 하지만 써 본 사람은 작품성을 떠나 그 사람의 노고를 인정해주고 박수를 쳐 줄 수 있다. 그 길을 걸어봤기 때문에. 그래서 그들의 삶과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고, 그들이 해 왔으니 나도 할 수 있겠지라는 위안과 용기를 얻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게 됐다.

 

책 제목은 거창하게<결국 재능을 발견해낸 사람들의 법칙>이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실망한 사람들의 리뷰를 여럿 봤다. 법칙은 없고 사례만 나열해 놨다거나 법칙 같지도 않은 법칙을 써 놓고 어쩌라는 거냐는 반응이 많았다. 책 제목이 오해를 불러 일으킨 건 나도 어느 정도 인정한다. 하지만 제목을 탓하기 전에 독서를 통해 너무 인스턴트식 해답을 요구한 건 아니었는지 한 번 생각해 봐야 하지 않을까? 가전제품 사용 설명서나 요리 레시피처럼 절차대로 따라하게 만드는 책 말고는 독자가 책을 읽고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경험과 관련지어 재구성해 봐야 하지 않을까? 하물며 문학 작품도 독자의 경험에 따라 느끼는 감동의 깊이가 다른데, 자기계발서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안개 속을 걷고 있는 독자에게, 앞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목표에 도달한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하우를 소개하면서 독자 스스로 길을 찾고 앞으로 계속 나아갈 수 있다는 용기를 주는 것까지가 자기계발서의 목적이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가고자 하는 길과 방향이 다른데, 각 개인에게 맞춤형 과외하듯 방법을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이 책의 마지막 챕터까지 다 읽고 나서 나에게도 크게 남는 건 없었다.  이미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 하고 있었던 일들을 새로 각인시키는 내용과 그것을 실천한 사람들의 사례뿐이었다. 그래서 큰 감동이나 울림은 없었다. 그렇게 책을 덮으려다가 마지막 맺음말을 읽으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이 책의 진정한 목소리는 맺음말에 있었다. 

이제 당신은 자신에게도 재능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것이다.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으므로 당연한 일이다.
지금 그 마음을 실행으로 옮길 계획을 세웠으면 한다.

어떤 준비가 필요할지, 매일 얼마나 시간을 투자할지 계획을 세우고 재능을 발견해서 반드시 꽃피우겠다는 결의를 다지기 바란다. 결심만으로는 아무것도 안 된다. 꼭 이른 시일 안에 시작하길 바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생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든다.
성공을 위해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몇 번을 실패하든 상관없다.
경험이 쌓이면서 새로운 신경회로가 뻗어 나가기 때문이다.
성공할 때까지 그만두지 않으면 실패가 아니다.

글담출판, <결국 재능을 발견해낸 사람들의 법칙>, 가미오카 신지, P. 241~242

의지보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마음 먹은 즉시 시행하는 실천. 

그리고 실패는 성공을 위한 단계다.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다. 

실천하는 것이 어렵고, 실패를 두려워 시도조차 안 했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지금 내가 쓰다 멈춘 소설, 먼저 할 일이 있다며 미뤄둔 공부. 

인생의 절반(절반인지 그보다 못 살았거나 더 살았는지 모르지만)을 살아온 내가 지금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일이 맞는지 솔직히 어렵도 두렵다. 그럴 때 나처럼 의구심 속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해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들만큼 남부러울 만큼의 부와 명예를 원하는 건 아니다. 나는 목표한 바를 이루고 그 과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에 만족하니까)는 내게 용기를 주는 등불이 된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쓰고, 운동하고, 공부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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