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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구 도서관

유엔미래보고서 2050

왕구생각 2016. 8. 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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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유엔미래보고서 2045)에 이어 유엔미래보고서 시리즈를 읽어 봤다.
유엔미래보고서 2045는 책 앞 부분에 2045년을 살고 있는 어떤 가상 인물이 겪는 생활모습을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설명해 주어 미래의 에너지, 직업, 교육, 생활가전 등에 대해 쉽게 설명해 주었다. 이 점이 유엔미래보고서 2045의 형식상 큰 특징이었고, 스토리텔링 속 인물은 활기차고 행복해 하면서도 배움에 적극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그리고 유엔미래보고서 2045를 읽은 후엔 태양광 에너지의 보편적인 보급과 의학기술의 발달을 통해 미래 사회에 대해 기대와 안도감이 더 컸었다. 물론 이산화탄소 사용량 증가에 대한 지구 온난화 같은 기후 변화 문제는 인류의 삶 자체를 위협한다는 점에서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내 경우엔 2045를 읽었을 때 미래를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1년만에 나온 유엔미래보고서 2050을 읽으면서 2045에 대한 좋은 기억보단 '이러다 큰 일 나겠군!'이란 생각이 들었다.

2050에서도 과학기술의 발달로 에너지와 의학, 통신 관련 부분은 엄청나게 진보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료와 송전 비용이 제로에 가까운 (발전소에 만든 전기를 각 가정으로 보내는 데 드는 송전비용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크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 만든 전기를 바로 우리 집에서 쓴다는 점에서 태양광 에너지는 발전소에서 받아쓰는 전기에 비해 송전 비용이 현격히 줄어든다.) 태양광 에너지는 점점 그 설비 비용도 저렴해져서 조만간 화석 연료 에너지보다 그 이용료가 저렴해지고 에너지 발전 효율도 높아질 거라고 한다. 또 테슬라와 스페이스X의 CEO 엘론 머스크는 전기차에 사용되는 축전지 기술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여 누구나 대용량 전기를 저장할 수 있게 하였다.(정말 존경스러운 인물이다.) 대용량 축전지를 태양광 에너지와 결합하여 사용한다면 미래에는 요즘처럼 무더운 여름이라 하더라도 전기 요금 폭탄 맞을까봐 에어컨 못 트는 웃픈 일은 줄어들지도 모른다. 그 뿐 아니라 태양광 에너지를 사용하면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도 줄일 수 있어 말 그대로 지속가능발전이 되는 것이다. 

에너지뿐 아니라 의학 분야에서는 크기가 나노미터 크기가 되는 나노 로봇을 몸 속에 넣어 치료를 하든지, 인간보다 더 정교한 로봇을 이용하여 수술을 함으로써 빠르고 정확한 의료 기술을 선 보일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가장 혁신적인 것은 (질병 케어가 아닌)헬스 케어라는 측면에서 지금의 스마트 워치(밴드)에서 발전된 형태의 기기가 인간의 몸을 실시간 스캔함으로써 아프기 전에 알려줄 수 있을 것이다. 또 기계(컴퓨터)가 스스로 배운다는 의미인 머신 러닝(machine learning)과 이보다 발전시켜 인간의 뇌처럼 학습하고 배우는 딥러닝(deep learning)을 의학 기기에 적용하여 전문의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의학적 판단을 해 주는 기기를 만들고 있다고 한다. IBM의 왓슨 헬스와 제레미 하워드의 일리틱(Enlitic)은 이미 사용되고 있는 기술로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딥러닝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해서 누구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이 책에 의하면 2015년 현재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31억 명 정도를 42%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 나머지 40억 명에 달하는 58%의 인구는 아직 인터넷 이용이 어렵다는 얘기다. 인터넷 접속만 가능하면 누구나 필요로 하는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지금,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지역의 아이들은 그 만큼 교육 혜택을 못 받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페이스X는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위성을 띄울 계획이고, 페이스북은 초고도 상공에다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한 Wifi 제공 장기 체공 무인기를 띄울 생각이다. 그리고 구글에서는 인터넷 접속이 안 되는 전 세계에 무선 인터넷을 제공하는 기구를 띄우는 '프로젝트 룬'을 계획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만으로도 '와' 소리가 절로 나는 거대한 일들이다. 

그런데 이런 '와' 소리 나는 일보다 걱정이 되는 것은 전세계가 탄소 배출 감축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증가하고 있는 이산화탄소 배출량(2014년 5월 하와이 마우나로아 관측소에서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가 401.88ppm을 기록하며 인류 역사상 최초로 400ppm을 초과했고, 2015년에는 403.7ppm을 기록했다고 한다)이다. 이러다가 지구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으로 정말 가까운 미래에 사람이 살 수 있는 땅이 점점 줄어드는 건 아닌가? 그리고 하루가 멀다하고 들리는 테러와 국제적 범죄, 신종 질병의 발생, 에너지 수요의 증가, 기술 발달에 따른 윤리적 문제 등 생각도 해보지 않았던 문제들을 접하게 되면서 밝고 기대에 찬 모습보다 걱정거리들을 한껏 받아든 느낌이었다.

어떻게 2045와 2050, 5년 만에 그렇게 느낌이 다른 미래가 그려질 수 있을까? 그리고 1년 만에 읽은, 저자 입장에선 1년 만에 쓴 내용이 어떻게 그렇게 달라질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아직 결정된 것도 없고, 저자도 입장을 밝히진 않았다. 그냥 내가 이 책, 유엔미래보고서 2050을 보고 느낀점이 그렇다는 것인데, 이 책 PART 7. 미래 주요 도전과제 15처럼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숙제로 남아있다. 엘론 머스크나 제레미 하워드 같이 훌륭한 인물들이 계속 나와서 오랜 시간에 걸처 인류가 산적해 놓은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현명하게 해결해주면 좋겠지만, 이 문제들은 더 이상 두 손 놓고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다. 작은 힘이지만 모두가 변화해야 하고, 노력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교사인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앞으로의 문제는 한 사람이나 어떤 특정 국가가 해결할 수 없는 범인류적 문제이므로 우리 학생들이 개인이나 자기 나라만 생각하는 국수적 태도가 아닌 지구와 인류를 생각하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아닐까?

영화를 많이 본 것도 아닌데, 끔찍한 미래가 떠올라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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