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장농 속에서 긴 여름잠을 자던 코트와 경량 패딩을 꺼내고 말았다. 조금 있으면 벤치 코트도 꺼내 입어야 할 판이지만 그 앤 조금 더 자게 놔 두려고 한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를 두고 만나는 사람마다 "갑자기 겨울이 됐어. 이젠 가을이 없나 봐."라고 말하곤 한다. 그만큼 여름의 끝과 겨울의 시작이 거리는 우리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있지 않으면 거의 맞닿을 것처럼 가까워졌다. (뭐 눈을 크게 떴다고 해서 볼 수 있는 게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지만) 대략 20여 년 전 군에 있을 땐 더 했던 것 같다. 나는 20대 초반 군생활을 강원도 철원에서 보냈는데, 철원은 전방부대 중 평야 지대여서 어떻게 보면 편하게 지냈을 것 같지만 날씨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자..
나는 지갑을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웬만한 거리(지하철 역 한두 정거정 정도까지)는 걸어다니기 때문에 굳이 지갑이 필요가 없다. 예전에 집과 회사 거리가 멀어서 차를 운전해야 했을 땐 가지고 다녔다. 그런데 몇 가지 사건(이 부분은 나중에)을 겪은 후론 지갑을 갖고 다니지 않으려 한다. 지갑을 안 가지고 다니기 위해 회사를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옮겼다. 그랬더니 출근할 때 차도 필요 없다. (그래서 우리 차는 몇 년째 연간 3,000km 이하로 달리고 있다. 보험회사에서 싫어하려나?) 차를 안 갖고 다니니 열쇠도 필요 없게 됐고 출근할 때 가방엔 수첩, 필통(난 꼭 볼펜과 샤프, 지우개가 하나씩 담긴 필통을 갖고 다닌다.), 텀블러, 읽을 책 정도만 넣고 다닌다. 사무실(교실) 열쇠도 안 갖고 다닌다. ..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늘어가는 것처럼 점점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이제 더이상 오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기온도 같은 마음이지만 여름이니 어쩔 수 없죠.) 그런데 내가 궁금한 건 왜, 일기예보가, 그것도 한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가, 다른 거냐고?! 나는 주로 기사 검색이나 일기예보, 미세먼지 상태, 코로나19 확잔지 상태를 네이버를 통해서 본다. 모바일 네이버 첫 화면을 보면 시간대별 날씨와 미세먼지, 주간 날씨와 주간 미세먼지 예보가 나온다. (이 구성 참 마음에 든다. 그에 비해 Daum은 일기예보 측면에선 노력을 좀 해야 한다.) 특히 요즘 같이 더운 날엔 짧게나마 비라도 와 줘으면 하는 마음에 비 그림만 나오면, 스마트폰이 사람이라면 그의 멱살을 잡고..
천고마비의 계절, 독서의 계절, 청명한 하늘, 단풍. 가을을 표현하는 수식어이자 대표적인 이미지다. 겨우내 생명은 몸을 웅크리고 그 활동 반경을 줄여 차디찬 땅 속과 저마다의 공간에서 봄이 오길 기다린다. 그토록 기다리던 봄은 따뜻한 햇살과 얼었던 땅을 녹이면서 생긴 물을 생명에게 제공한다. 생명은 기지개를 켜고 세상으로 자신을 드러내려 시동을 건다. 하지만 햇살을 받으며 세상을 나오는 건 생명에게 고통과 노력을 요구한다. 씨앗은 자신의 몸을 찢어 싹을 내야 하고, 나무는 몸통 구석구석에서 피어오르는 간지러움을 이겨냄으로써 가지를 확장할 수 있다. 봄날의 빛과 따스함을 몸으로 즐기는 여유도 잠시, 이제 자연은 더위를 몸으로 받아내며 몸 안에서 양분을 만들고 다시 내년 준비에 들어간다. 자기 몸을 부풀릴 ..
정말 아쉬운 꿈을 꾸었다. 꿈 내용이 아쉬운 것이 아니라 꿈을 꾸고 제대로 기억을 못하는 기분을 아시는지? 어제 밤엔 짤막한 글 하나를 쓰고 다듬느라 평소보다 좀 늦은 시간에 잠이 들었다. 다음 날이 조금 일찍 일어나야 되는 상황이라 늦게 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글을 한 편 완성해서 흡족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다. 늦은 시간에 잠이 들면 자주 안 깨고 스트레이트로 잠을 자는 편이지만, 이상하게도 어제는 2시간마다 잠에서 깨 시간을 확인했던 것 같다. 다음 날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 때문이었을까? 그런데 다행인 것은 꿈 속에서 내가 읽어본 것인지, 내가 쓰려고 메모해 놓은 것인지 기억이 잘 안 나는 내용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그 속에 주인공도 아니었고 그냥 단순히 ..
얼마 전 가슴 철렁한 일을 당했다. 큰 일이라면 큰 일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면 하찮게 치부할 일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1년 동안 얼굴 마주해야 할, 나보다도 한 참 어린 사람에게 당한 배신감은 그 일을 그냥 한 번 웃고 넘어갈 만한 일로 만들지 않았다. 특히 2년 전 내가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나와 관련된 사람이 내가 당한 것과 비슷한 일로 너무 괴로워 한 나머지 극단적인 시도까지 했었기 때문에, 이번 일은 나한테 트라우마처럼 다가왔다. 그런데 문제는 그 다음이다. 내게 상처를 남긴 당사자는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그 부모와 이 일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고, 솔직히 부모의 사과를 받고 싶었다. 각자의 상식이 다르겠지만(이 말도 이상하다. 사람들이 보통 알고 있거나 알아야 하는 지식이라면 누구에게나 공통..
오래 되긴 했지만 SBS에서 제법 괜찮은 다큐멘터리를 한 적이 있다. 2013년 'SBS 연중 캠페인 착한성장 대한민국 - 리더의 조건'이란 프로그램이다.당시 우리나라도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라 국민들이 기대에 차 있던 시기였다. 그래서 SBS에서는 세계에서 존경받을 법한 리더를 선정하여 인터뷰하고 조사하여 이런 다큐멘터리를 만들었겠지? 2013년도 SBS 칭찬해!당시 내가 봤던 리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인물은, 당시 우리과이 대통령이었던 '호세 무히카'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는 수식어로도 유명한 그는 말이 아닌 실천으로 자신이 어떤 대통령인지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청와대나 백악관 같은 대통령 공관에서 기거하지 않고 자신이 살던 집에서 오래된 차로 출퇴근을 하며, 자신의..
노래를 부르면서 그 때의 분위기나 기분에 맞춰 즉흥적으로 노래를 변형해 부르는 사람보고 '박자를 갖고 논다.'라고 한다. 그 만큼 그 노래에 익숙하고 음악에 대한 이해가 깊어 표현도 제 멋을 살려 부를 수 있는 경지라고 할 수 있다. 글쓰기에서는? 주변에─실제 주변은 아니고 SNS나 작가들을─ 보면 '와~ 멋지다!'라고 할 만한 글솜씨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무라카미 하루키 같은 소설가나 말과 글 모두에서 논리적이고 우리글다운 글을 쓰는 작가, 그리고 같은 교사이면서도 꾸준히 수업과 교육연구에 관해 글을 올리는 여러 선생님들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보면 존경스럽다.(부럽다는 아니다. 부러운 건 왠지 나한테는 그런 능력이 결여되서 수동적인 느낌이 든다.) 그런 훌륭한 글을 쓰기까지 모..
- Total
- Today
- Yesterday
- 문단모양
- 코로나19
- Excel
- Google Classroom
- G Suite for education
- 온라인 개학
- 독서록
- 사용자 등록
- chrome
- 원격수업
- 크롬
- 구글 드라이브
- 왕구쌤
- 왕구 도서관
- G Suite
- e학습터
- 관리콘솔
- 구글 설문지
- 크롬북
- 쌍방향
- 조건부 서식
- Hangout Meet
- 사용자 추가
- 소설
- 전문적 학습공동체
- ZOOM
- 구글 클래스룸
- 한글
- 구글 미트
- Chromebook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