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7시간

티스토리에 책 소개 레이아웃이 사라져서 아쉽다. ㅠ.ㅠ

학교에서 화장실을 다녀올 때나 복도를 걸어 다닐 때면 습관적으로 다른 반 교실 교사 책상 주변을 보면서 걷게 된다. 꼭 무엇을 보겠다고 머릿속으로 생각하면서 걷는 건 아니지만 습관적으로 시선이 정면이 아니라 교실 한 켠을 향하게 된다. 그런데 대부분의 교실을 보면-남교사, 여교사 상관없이-교사용 책상 주변은 뭔가로 물건이 쌓아져 있다. 물론 아닌 교실도 있지만, 대부분의 교실이 학생들 학습자료나 교사들의 업무자료들로 점점 산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교사들 개인 물건(주전자, 물통, 컵, 각종-뭐라 하나로 규정하기 어려운-물건들)로 교사용 책상 주변은 산만한데, 교사들은 거기에 적응이 돼서 그런지 바빠서 자각을 못하는 건지 별로 신경을 안 쓰고 산다.
하지만  정리정돈의 달인과 함께 10년을 한 집에 살다 보니 나 또한 어느 정도 그 물이 들어서 우리 교실만큼은 깔끔하게 치우며 살았다고 자부한다.(사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은 우리 교실이 깨끗하다고 많이들 얘기하는 편이다.) 그런데 정리의 달인께서 아직도 자신의 정리에 부족함이 있다며 빌려온 책을 내게도 추천해 주었으니 다카시마 미사토의 '하루 27시간'이다.

제목도 특이하다. 하루가 27시간이라니...(책을 읽으면 알겠지만 정리를 잘 하면 일의 효율이 높아져 하루 3시간이 늘어날 정도가 되어 자기계발에 활용할 수 있다는 뜻)
이 책은 2주 동안 실습을 할 수 있도록 쓰여졌다. 하루하루 미션을 수행하듯 14일 동안 어떤 식으로 정리를 해야 하는지 쓰여있는데, 책상 정리부터 데이터 파일 정리, 머릿속 정리와 시간 정리까지 쉽게 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업무처리 방식을 구글 드라이브와 구글 캘린더를 활용하라고 하는데, 공유와 기록을 통한 머릿속 생각 비우기가 그 내용이다. 사실 둘 다 내가 평소 사용하고 있는 방법인데 업무처리에 관한 다른 글(데이비드 알렌의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와 제갈소정의 '나는 미래의 나를 응원한다')에 나온 것처럼 머릿속에 많은 것을 집어넣으려고 하지 말고, 메모를 통해 머리를 비우되 비서가 일정을 알려주듯 구글 캘린더를 활용하라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책을 읽는 동안 '참 뻔한 내용이로군!'이라고 생각하다가 13일차 내용을 보고 갑자기 머리털이 쭈뼛 섰다. 업무 하수와 고수를 가르는 차이, "자기 콘텐츠화" 그래, 나한테 필요한 것은 나를 콘텐츠 화하는 거다. 아무리 주어진 일을 잘 처리해 봐야 시키는 일을 해내는 거밖에 안 된다. 다른 사람이 나를 필요로 하는 걸 넘어서 나만 할 수 있는 일을 개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콘텐츠를 만들고 누적하는 일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깨닫게 됐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얻은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라고 할까? ^^
어쨌건 정리가 잘 안 된다고 스스로에게 짜증을 내는 분들께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모두들 쾌적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환경이 되길 바라며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