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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구 도서관

전기 없이 우아하게

왕구생각 2016. 1. 11. 2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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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방학이라 가족과 함께 있다 보니 정리나 절약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듣고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도서관에서도 저절로 그와 관련된 책들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오늘 내가 읽은 이 책도 제목만 봐도 누구나 절약과 관련된 책이란 걸 알 수 있을 거다. 

사이토 겐이치로의 '전기 없이 우아하게' 

제목 참 마음에 든다. ^^

'전기 없이'에서 절약을, '우아하게'에서 저자만의 새로운 방법이 있을 것 같은 상상을 하면 '들어가며'부터 읽어 보았다.


사실 난 절약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놓은 매뉴얼 같은 책이라 생각했는데, 저자는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부터 왜 5암페어 생활을 하게 됐는지 그 부분에 초점을 두고 절약과 범지구적 차원의 에너지 절약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하고 있었다.(사실 이 부분이 조금 지루하긴 했다.)

책의 내용은 대충 이렇다. 신문기자인 사이토 겐이치로씨는 도쿄에서 나고 자랐는데, 후쿠시마 주변 고리야마에서 자연의 혜택을 받으며 시골 기자 생활을 하다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폭 피해를 받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국가나 도쿄전력이 피해자들의 원망과 슬픔을 치료하거나 보상해 줄 수 없음을 알고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더욱이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은 후쿠시마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도쿄 도심을 위한 전력이었다는 씁쓸한 현실과 원전 사고로 도쿄에서도 3개월 정도는 전기 사용을 줄이는 캠페인이 벌어졌으나 1년이 지나자 사람들뿐 아니라 국가에서도 국민의 실질적인 생활을 위해 원전 가동을 재개한다는 발표를 함으로써 저자의 마음에 분노의 불씨를 지피게 했다. 그래서 저자는 국가의 전기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 자신만의 방법을 생활에 적용하되 찌질한 생활이 아니라 우아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사실 나도 전기를 아끼려고 노력하는 편이며 기왕이면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우리가 상식이라 믿고 있는 잘못된 상식은 전기를 아낀다기보다 전기 사용을 권장하는 가운데 아끼는 것이고, 친환경 제품은 기업 입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환경 오염을 제품에 "친환경"이라는 타이틀을 부여함으로써 소비자에게 면죄부를 얻고자 하는 얇팍한 속임수에 지나지 않는다.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는 대신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사용하지 않으면 그만이고, 그게 환경을 살리는 방법이다. 얼마나 명쾌한가?

요즘 우리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대량폐기가 일상인 세상 속에 살고 있다. 하지만 정말 살면서 필요한 물건이 얼마나 있는지 생각해 볼 때다. '필요할지도 몰라'하고 구입하는 순간 쓰레기가 되는 거다. 물건(보통은 가전제품)을 적게 구입하고 적게 사용하면 그것을 돌리기 위한 에너지 사용도 줄이고 환경도 지킬 수 있다. 그게 요즘 내가 읽고 생각하고 내린 결론이다. 굳이 쓰레기를 안고 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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