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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코로나19를 얘기냐고, 문제를 너무 그쪽에서만 보고 있는 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2024년 현재 초등학교 3~4학년 아이들은 그 전의 아이들과 많이 다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3학년 담임을 맡고 있어서 분명하게 답할 수 있다. 2023년 3학년 아이들은 코로나19로 공교육이 우왕좌왕할 때 입학식도 거치지 못한 채 첫 학교를 온라인으로 접한 아이들이었다. 2024년 3학년 아이들(의 부모들)도 입학하기 전부터 걱정은 했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었던 건 마찬가지다. 학교과 교육 공급자라는 측면에서 보면 온라인 수업으로 어떻게든 끌고 가기 위해 코로나 이전의 10년보다 그 3년 안에 에듀테크의 범위와 질 그리고 활용도가 급격한 우상향했다. 개인적으로 당시엔 단순히 교육방법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라고만 생각했다. 마스크를 쓴 채 그 3년이라는 시간을 버텨온 아이들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크게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잠시 학교를 떠났다가 2023년 복직했을 때 아이들을 만나고 나서 '이거 뭔가 이상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뭔지 모르고 지내다 최근에야 이 책을 읽고 그 답을 찾았다. 

 
새로운 인류 알파세대
소비트렌드의 주축이 되어오던 MZ세대 이후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다음 세대인 알파세대는 2010~2024년에 태어난 이들을 지칭하며, 기저귀를 차고 있을 때부터 유튜브를 시청하고 AI챗봇과 친구처럼 성장한 세대이다. 아직은 고작 초등학생에 불과하지만 알파세대는 IT기술 소비자로서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며, 소셜미디어의 주축이 되어 마케팅을 폭발시키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연결과 확장에 있어서 이보다 더 능할 수 없으나 그들만의 커뮤니티 철학을 흡수하고 소통법을 익히지 않으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세대이기도 하다. 한편 2025년 전 세계 인구의 25%를 차지할, 부모, 조부모뿐 아니라 고모, 이모, 삼촌들의 금전적 사랑을 한 몸에 받으며 10포켓, 골드키즈로 불리는 세대로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소비력을 지닌 세대이다. 매우 어린 나이에 그 어떤 세대들도 갖지 못한 소셜 영향력과 소비력을 모두 갖춘 알파세대. 우리는 그들의 언어와 생활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제 알파세대와 빠르게 소통하는 기업과 브랜드만이 지속성을 갖고 미래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다. 이 책이 그 시작이 되길 바란다.
저자
노가영
출판
매경출판
출판일
2023.05.17

전체적인 내용을 모두 살펴볼 수 없으니 그건 목차로 대신한다.

크게 알파세대의 출현, 알파세대가 산업에 주는 영향, 어떻게 교육하고 소통할 것인가의 3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우선 알파세대의 출현에서는 누구를 알파세대로 규정하는지, 또 그들의 공통적인 특질들을 설명한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경제적 관점에서 알파세대의 영향력을 설명한다. 아직 초등학생 정도밖에 안 된 아이들이지만 '8포켓', '10포켓'으로 불리며, 소소하지만 규정된 틀이 아닌 자신들의 선택권을 중요시 여기는 주체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대상으로 한 사업은 가능성이 크다. 게다가 그들이 자라 경제활동을 하는 나이가 되면 그 영향은 어마어마해질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파트에 제일 관심이 갔다. 이 아이들을 만나고 수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교육하고 소통해야 하는지 설명한 부분을 알고 싶었다. 

Z세대와 알파세대의 차이(P. 329)

알파세대는 2010년부터 2024년 현재 태어난 아이들이 대상이다. 기저귀 차던 시절부터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채널을 스스로 구독하고, 정규 교육을 받기 시작할 때부터 국영수에 코딩을 함께 배우기 시작한다. 또 숏폼으로 된 영상을 즐기며, 메타버스에서 생활하는 거에 거리낌이 없다. 더불어 AI 스피커를 친구로 생각할 정도로, 필요해서가 아니라 일상 대화 상대로 대한다. 또 특정 관심사끼리 모인 커뮤니티 중심 활동에 적극적이라는 특징이 있다. 가뜩이나 MZ에 적응도 안 되는 마당에 알파세대는 Z세대의 연속선상에서 그 적응 안 되는 특징이 더 강해진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알파세대를 맡은 초등학교 담임교사의 학부모 참관 수업 때 발언(P. 235)

그런 적응 안 되는 아이들이지만 발전하고 지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편리해진 세상이기 때문에, 이 아이들의 공부법은 달라야 한다. 이 아이들에게는 '동네 친구'라는 개념 자체가 없다. 요일마다 부모가 보내주는 학원에 가서 만나는 학원 친구가 그 당시 찐친이다. 잠깐 만나서 놀고 헤어지기 일상이다. 그리고 아이들이나 부모들 모두 이렇게 생각한다. 공부는 학원에서 하는 것이고, 여럿이 모여 생활하는 학교는 소위 '사회 생활'을 배우는 곳이다. 그래서 위와 같은 발언에 학부모들이 오히려 공감했다 할 수 있다. 

뭐 지역마다 특징이 있겠지만, 내가 근무하는 지역은 이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다. 방과 후에 아이들이 놀이터에 모여 놀고, 친구네 집에 가서 함께 저녁도 먹고 하는 얘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 걸 봐선. 하지만 책에 나온 대로 우리 반 아이들도 유튜브와 로블록스에서 노는 건 확실하다. 18명 중 2/3가 로블록스에서 놀고 있다. 

커뮤니티 리더의 덕목(P. 301)

교육의 목적은 바른 인격체로서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인간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알파세대의 미래 인재상을 한마디로 규정한다면, 이 책에 나온대로 '커뮤니티 리더'라 할 수 있다. 커뮤니티로 모여 활동하는 알파세대의 특성에 따라 알파세대의 인재는 커뮤니티 안에서 포용력을 가지고 좋은 영향력을 전파하며 커뮤니티를 발전된 방향으로 이끄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 사람을 만들기 위해 교육은 어떤 숙제를 풀어야 할까. 그걸 고민해 봐야 할 터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무를 보는데, 이 책은 숲을 보고 있구나. 매일 여러 명의 아이들과 접하는 동안 아이들의 일반적인 특징을 어느 정도 감으로 대강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자는 다양한 근거와 조건으로 이들에 대한 일반적 특징을 언급한 걸 보고 대단하단 생각이 들었다. 다만, 이 일반적인 특징이 학생 저마다의 개인적 특징에 상속되는 개념은 아니라는 것이다. 알파세대라 하더라도 모두 유튜브라 메타버스에 빠져 사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또래 문화의 영향으로 언젠간 그런 성향이 나올 수 있겠지만 아직은 부모의 영향이 큰 나이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학교도. 그래서 어찌 보면, 또 다른 관점에서 보면 이 아이들의 성향은 변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직 어린 나이니까. 

내가 만나는 아이들이 학교 이외의 공간에서 무엇을 하고 노는지, 학교에 들어오기 전에는 무엇을 하며 지냈는지 궁금한 마음에 집어든 책이었다. 그런데 그보다 더 많은 내용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혹시라도 아직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초등학교 교사분들께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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